Posted September 13, 2022
해외여행도 하면서 돈 400만 원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당신에게 온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오 웬 재수??” 하면서 가지 않을까 싶은데 나 같은 사람 조심하라고 이야기해본다.
<조봉행, 수리남&집으로 가는 길>
9년 전 영화관에서 고수와 전도연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정말 친구랑 쉴 새 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는 실화인 장미정 사건을 영화화한 것인데, 조봉행 사건에서 꼭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 먼저 이야기해본다.
당시 34살의 주부 장미정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편 지인이 수리남에 있는 금광 원석이 담긴 가방을 프랑스까지 운반하면 4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세금 때문에 그런 것이며 불법이 아니라고 했고 당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던 장미정은 오랜 지인의 말을 그대로 믿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세관에서 가방 속 내용물이 원석이 아닌 코카인 마약임이 적발되었고, 장미정은 프랑스 경찰에 구속되었다. 장미정은 2년을 복역한 후 귀국하였으며, 추적 60분이 이 사건을 다루며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내용물 확인도 안 하고 뭔가 꺼림칙한 일임을 알 수도 있던 상황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장미정 또한 무조건 억울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타국 교도소에서 하루아침에 딸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정말 찢어질 정도로 아팠다.
장미정 사건은 마약왕 조봉행 사건의 한 부분이며, 운반책으로 이용당했던 사건이다.
마약왕 조봉행
- 조봉행 수리남 국적
- 칼리 카르텔
- 집으로 가는길 장미정 사건
- 국정원과 민간인 K의 조봉행 검거 작전
조봉행은 90년대~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 살면서 대규모 마약 조직을 운영하였다.
수리남은 베네수엘라 옆 작은 남미 국가인데, 인구가 60만이 채 되지 않는 진짜 실재하는 국가이다.
그는 원래 선박 냉동 기사로 일했는데 당시 수리남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현지 사정에 밝았다. 한국에서 신축 빌라 관련 사기 혐의로 수배에 오르자 한국 경찰이 수사하기 어려웠던 수리남으로 도피하였다.
그 후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수리남 국적을 취득한 뒤 여러 불법적인 일을 하다가 마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는 남미 최대 마약 카르텔 조직 '칼리 카르텔'과 손을 잡고 마약 사업을 펼쳤는데, 칼리 카르텔은 한때 세계 코카인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었고, 비교적 큰 사고는 치지 않아서 '칼리의 신사들'이란 별명이 있는 마약 조직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조봉행은 수리남 고위 정치인과 두터운 관계를 맺으며 사업을 확장했고 넷플릭스 수리남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데시 바우테르서와도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데시 바우테르서는 1980년대 사실상 수리남의 지도자로 군림하였던 사람으로 2010년 수리남의 대통령으로도 당선된 사람인 걸 보면 수리남 국가 안에서 조봉행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었는지 짐작해봄직 만 하다.
대한민국 사기꾼이 외국에서 마약왕이 된 걸 보니 부정부패의 줄을 아주 단단히 잘 잡고 이용했나 보다.
이러한 권력으로 수리남에 입국하는 아시아계 승객 명단을 미리 받아볼 수도 있었다고 나무위키에 나온다.
집으로 가는길 장미정 사건
그는 현지 한국 교포들을 포섭해 국내로 보낸 뒤 조봉행을 광물 사업가로 소개하고 조봉행이 건네는 보석(실상은 마약)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운반해주면 400만 원 정도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제안으로 한국 국민을 마약 운반책으로 사용하였고 이게 바로 위에 나왔던 “집으로 가는 길” 장미정 사건이다.
국정원과 민간인 K의 마약왕 조봉행 검거 작전
사업수완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2005년에는 인터폴 수배 명단에 올랐고 기고만장해진 그는 한국으로의 마약 공급까지 계획했다. 국정원이 소식을 접하고 2007년 조봉행 체포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리남이라는 국가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작고도 먼 나라….
그런데 뜻밖의 인물인 K가 등장한다. K는 수리남에서 사업을 하다가 조봉행 때문에 일이 생겼고 이를 베네수엘라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다가 이 내용이 국정원에까지 흘러 들어간다. 국정원은 K에 협조를 요청했고 K는 고민 끝에 수락한다.
이 작전을 수락한 걸 보면 진정 하정우(강인구) 같은 성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국정원은 K를 가상의 재미교포 마약상과 조봉행 사이의 마약 거래 브로커로 위장시켜 조봉행에게 접근시켰고 K는 조봉행과 그 조직과 함께 한 집에서 생활하였다. 정말 강심장이 아닐 수 없다. 같이 지내면서 한 조직원이 K의 정체를 알아차리기까지 했지만, 임기응변으로 다행스레 잘 넘겼다.
그러나 권총을 항상 베게 밑에 두고 자야 할 정도로 두려움에 떨면서 보냈다고 하니 진짜 안쓰럽고도 대단하다.
2008년 9월, 조봉행 검거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K는 조봉행에게 직접 거래할 마약을 봐야 하겠다고 요청하였고 수리남 영화에서처럼 조봉행은 K의 얼굴에 복면을 씌운 뒤 한국에 보낼 코카인 1.2톤(시가 1조 수준)이 있는 한 창고로 데리고 갔다.
하지만 복면은 무소용, 현지 체류 경험이 2년여 정도 됐었던 K는 복면 사이로 보이는 불빛과 차가 움직이는 방향을 토대로 창고의 경로를 파악한 뒤 국정원에 바로 전했다. 그러나 결국 현지 체포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K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되며 바로 귀국하였다.
그렇다고 조봉행 잡기 작전이 무산된 건 아니었다. 그를 괌으로 불러들이려고 했지만, 미국 국적 땅을 조봉행이 결코 갈 리가 없었다.
결국 접선지를 범죄인 인도가 가능한 브라질로 변경하였다. K는 사업을 미끼로 조봉행을 계속해서 설득하였고 계획 시작 후 거의 1년여만에 결국 조봉행은 이 거래를 수락한다.
2009년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대한민국 마약왕 조봉행은 결국 체포되었다.
그는 2011년에 징역 10년, 벌금 1억을 선고받았고 출소한 뒤 자기 국적인 수리남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마약운반책도 아닌 마약조직 대빵이 징역 10년이라...
좀 너무한데요???
수리남을 찾아보면 대한민국 교민이 50여 명이 있다고 되어있는데 그렇게 작은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의 근황을 다 알지 않을까 싶다. 진정 어떻게 살고 있나요?
왠지 굉장히 호화롭게 잘살고 있을 것만 같다.
넷플릭스 수리남 보기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황정민, 하정우 주연의 수리남 영화가 나왔는데 첫 도입부에 실화를 바탕으로 나왔다고 해서 찾아보다가 정리해보았다.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이 국내판 마약왕이라면 조봉행은 콜롬비아 최대 마약 조직이었던 칼리와도 손잡고 일했으니 국내 확장판 마약왕이라고도 불릴만하다.
조봉행 사건과는 같은 듯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한번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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